Flows.이 단어를 처음 떠올린 건 오늘 아침 산책길에서였다. 정확히는, 예래 생태공원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이었다.아직 이른 아침이었다. 제주의 3월은 육지보다 봄이 먼저 온다. 그래도 바람은 세다. 한라산 쪽에서 내려오는 바람이 옷깃을 파고든다.발걸음을 내딛기 전에 잠깐 멈췄다. 헤드셋을 꺼냈다. 귀에 꽂았다. 재생 버튼을 눌렀다.루치아 폽의 목소리모짜르트의 Ruhe sanft, mein holdes Leben — 오페라 자이데(Zaide)에 나오는 아리아다. "편히 쉬어요, 나의 사랑하는 이여." 자장가처럼, 기도처럼 흐르는 선율.노래를 부르는 사람은 루치아 폽(Lucia Popp). 슬로바키아 출신의 리릭 소프라노. 헝가리인지 불가리아인지 아리까리하게 헷갈렸는데, 그 이름 끝에 '폽'이 붙는다는 ..